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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괴담/ 삼풍백화점의 괴담

아이시님 2020. 11. 3. 01:25

 

이미 꽤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으나, 아직 저에겐 너무나 생생한 사건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 삼풍 백화점이 무너진 사건을 기억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고서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그 사건을...

 

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날, 당시 저는 사촌누나와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그 백화점에 갔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살았던 곳은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미도 아파트였고, 삼풍백화점과는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였어요.

 

그래서 처음엔 운동 삼아서 백화점으로 걸어가서 쇼핑을 하고, 돌아올때는 아버지와 만나서 삼풍백화점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은 후에, 차를 타고 돌아오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지금도 백화점은 근사한 곳이긴 하지만, 당시 삼풍백화점은 어린 제 눈에는 정말 멋진 곳이었어요.

물론 무너져내린 원인이었다는 건축상태는 엉망이었겠지만, 일단 저는 알수가 없었으니깐요.

 

백화점에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것은 꽤 커다란 홀이었고, 그곳을 기준으로 하여 건물이 좌우로 구분이 되어있었습니다.

지하에는 서점과 잡화점, 그리고 식당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엄마와, 사촌누나 그리고 저는 이렇게 걸어서 삼풍백화점에 가고 있었고, 백화점 앞에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고 있었을때였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떤 택시 한대가 우리 앞에 멈춰 섰어요.

길을 건너려던 그 순간 우리 세명 앞에 택시가 딱 멈춘 것이었습니다.

 

분명 우리 중에 어느 누구도 택시를 부르기 위해 손을 들거나 흔들지 않았고, 택시 기사와도 눈을 마주친 적도 없었습니다. 또한 애초에 택시 기사님들이 운전을 난폭하게 하는 것은 종종 봤지만, 보행자 신호에 파란불이라 사람들이 길을 건너면 굳이 태우려고 다가오지 않고 다른 손님을 찾을텐데 말이죠.

 

근데 그 택시는 맞은편으로 건너가는 사람들 앞을 가로 막으면서 우리의 앞에 섰고, 우리를 태웠습니다.

더 이상했던 점은, 우리 셋 모두 삼풍백화점에서 무엇을 살지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대로 택시에 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택시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앞을 막아선다면 놀라거나 화를 낼법도 한데 말입니다.

 

이렇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삼풍백화점에서의 쇼핑 이야기를 하다가 모두 택시에 올라타게 되었고

우리는 남부고속터미널 옆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의 지하로 가게 되어 그곳에서 청바지를 사기로 했습니다.

 

삼풍백화점과 멀지 않은 곳이기에 금방 도착을 했으며, 제가 가장 안쪽 (차의 왼쪽)에 타고 있었는데요.

갤러리아 백화점에 도착을 해서, 차의 오른쪽 문을 열고 사촌누나와 엄마가 내린 후에, 마지막으로 제가 내리고 나서 문을 닫으려고 뒤돌아 본 그 순간, 택시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꽤 낡은 모양새의 택시였기 때문에 처음에 탈때 문 닫는 소리가 꽤 크게 났던 것이 기억에 생생했는데, 그 사이 택시가 사라지고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만약 누군가가 택시에 타서 바로 부리나케 떠난 것이라면 분명 문닫는 소리가 났을텐데.....

아니 애초에 제가 뒤돌아 보았을때는 차와 차문사이에 제가 서 있었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엔진 소리조차 듣지 못했는데, 그냥 자동차가 사라져버린거였습니다.

이상하긴 했지만, 결국 그때는 그냥 빨리 사라졌겠거니 하고 백화점안으로 들어섰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리고.. 그때즈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물론 저희가 있던 갤러리아 백화점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고에 대해서 바로 듣지 못했고 (지금처럼 휴대폰이 대중화된 시기도 아니기때문에) 라디오에서 삼풍백화점이 붕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때만 해도 엄마도 그렇고, 그냥 지붕에 있는 상판 하나정도 떨어지거나 해서 사람이 좀 다쳤나보다 하는 정도로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4층 가전 코너를 지나는데 분위기가 이상해서 살펴보니

TV가 진열된 곳 앞의 직원들이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모여있었고, 저희도 그 곳에 가서 TV를 보니 삼풍백화점의 처참한 붕괴현장이 뉴스로 방송이 되고 있었어요.

 

TV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라고 자막이 떠있었고, 제가 알던 분홍색의 건물은 보이지 않고 마치 전쟁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폐허만이 보였습니다.

 

사태를 알고 나서야 우리는 하늘에 헬리콥터들이 날아다니고 있는지, 구급차와 소방차 소리가 계속 울려퍼지는지, 삼풍백화점 방향의 도로가 통제가 되었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그 택시가 우리를 살려준 것이었습니다.

그 눈 앞에서 사라져버린 이상한 택시가 저희를 구했습니다.

 

그 택시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원래대로라면 저희 아버지도 삼풍백화점이 붕괴되기 직전, 도착했을지도 모르는데,

퇴근전 갑자기 사무실에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을 하여 나갈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받으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전화가 계속 왔다는 군요.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 소식을 듣고선 우리가 무너진 백화점에 있다고 생각하고 망연자실해 계셨다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 가족은 모두 무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택시와 함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사람? 혹은 무엇? 과연 누구였을까요?

 

*DECRO님의 투고로 작성된 이야기라고 합니다. 

괴담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513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