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이야기/무서운이야기

일본괴담/ 자정의 손님

아이시님 2020. 10. 18. 21:04

어느덧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한 번 얘기해 보겠습니다.

당시 제가 다녔던 회사가 도산을 하게 되어 직장을 잃게 되었었는데요.​

 

그렇게 다니던 직장을 잃고 실업자가 된 저는 정직원을 목표로 구직을 시작했으나, 마음에 드는 회사가 나타나지 않아서

구직 활동을 계속 하면서, 임시로 편의점과 도넛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은 생긴지 꽤 오래 되었던 곳이었으며, 도넛 매장은 막 신규로 오픈한 가게로 늦은 밤인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었어요. 그때는 주변에 늦게 까지 오픈해 있는 매장들이 별로 없어서 였는지, 처음에는 늦은 시간까지 갈 곳 없던 사람들이 많이 왔었지만, 점차 주변에 늦게까지 여는 가게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밤 11시가 지날때 쯤이면 손님이 많이 뜸해지는 편이었습니다.

 

저는 낮 시간대에 일을 해서, 밤 시간대의 이야기는 점장님이랑 다른 사원에게서 듣는 편이었는데요.

가게가 오픈하고 제가 일을 하게 된 것은 3월이었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 11월이 되었을때, 점장님에게 밤시간대로 옮겨보는 것은 어떤지에 대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낮 타임에 일하는 인원들이 많은 편이고, 조만간 밤시간대 인원이 2명 그만 두게 되어서 야간에 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는데요.

 

심야시간대는 시급도 높았고, 같이 하고 있던 편의점에서의 근무는 오전으로도 바꿀 수 있었기에 저는 알겠다고 하고 밤시간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야간에 곧 그만두는 사람 중에 한 명이던 A씨랑은 어쩌다가 가끔 저녁때 같이 근무를 한 적이 있어서 휴식시간에 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요. 그날 제가 밤근무로 옮긴다는 것을 얘기하니, A씨는 놀란듯하더니 정색한 표정을 지으며 저에게 말했습니다.

 

A : "솔직히 말하자면... 야간조는 하지 않는 편이 좋을꺼야......"

밤 늦은 시간이라 이상한 사람이나 취객이라도 자주 오는 거냐 물었는데도 고개를 저을 뿐이었습니다.

 

그만 둔다는 다른 한 명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왜 그런지 이유를 결국 물어보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 A씨는 퇴직을 하였습니다.

(물론 그만둘때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기 때문에, 그 후에도 연락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도넛 가게에서의 밤 시간대의 근무 첫 날은, 지금까지 일해본 적 없는 B씨와 짝을 맞춰서 업무를 하다보니,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서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그래도 점장님이나 다른 직원들이 말한 것처럼 낮에 비해 손님이 적어서 접객은 굉장히 편했습니다. (대신 창고에서의 작업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하지만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바로 일어나고 말았었습니다.
밤 11시 정도가 되자, 손님이 뜸해지고 매장 안에 사람이 없을 때에도 출입구의 자동문이 마음대로 열린다거나, 분명히 한 곳에 놓아둔 물건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기도 하고..

 

당시에 전 야간조 첫 근무날이기도 하고, 함께 근무하는 B씨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서 자동문은 단순히 센서 오작동인 것으로만 생각을 했고, 물건이 다른 곳에 가있던 것도 누군가 사용 후에 원래의 장소에 놓지 않았던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자정(0시)이 되기 약 10분 전쯤, 지정되어진 휴식시간도 아닌데도 B씨가 갑자기 잠시 쉬고 오겠다고 했는데요. 손님도 없고, 일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있던터라 그러라고 하고 혼자서 매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자정이 막 되었을때, 어떤 여자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날은 눈도 살짝 내릴 정도로 갑자기 추웠던 날씨였는데도 반팔 원피스에 샌들을 신은 복장이라 의아하게 생각했는데요. 머리카락은 허리 정도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었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들어와서 얼굴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카운터 쪽으로 바로 왔기 때문에, 매장내가 아닌 테이크아웃으로 생각을 했는데요. 계속 고개를 숙이고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습니다. 제가 말을 걸었는데도 입을 다물고 침묵하고 있을뿐.....

 

어떻게 하지? 라고 속으로 곤란해 하고 있던 그 순간에 다른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서, 잠깐 그 여자에게서 눈을 떼게 되었고, 다시 계산대 앞으로 시선을 돌리니 어느 순간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저는 당황했으나, 바로 새로 들어온 손님의 주문에 대한 응대를 하였고, 결국 B씨에게도 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그 날의 일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다음날도 옮긴 대로 야간에 근무를 계속 하게 되었는데요. 이상하게도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B씨처럼 정해져있지 않은 휴식시간인데도 꼭 자정이 되기 조금 전부터 휴게실에 들어가버리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변함없이 밤 11시경 부터는 자동문이 제멋대로 여닫히고, 물건들이 놓아둔 장소가 아닌 곳에서 나타나고.....

그리고..

 

자정에는 꼭 원피스의 그 여자가 나타나는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뭔가 저에게 다들 귀찮은 일을 떠넘기는 것만 같다는 생각과 함께 화가 치밀어올라, 어느 날 점장님을 붙잡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밤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상한 일과 함께 같이 일하는 밤시간대 근무자들이 휴식시간도 아닌데 꼭 자정에는 휴게실로 간다는 이야기를 말이죠.

 

그 이야기를 들은 점장님이 한 말은......

점장 : "시급 올려줄테니깐... 조금만 참아줘....."

단지 그것 뿐이었습니다...............

 

사실 기분은 매우 나쁘고 화도 나긴 했지만, 그 외에는 저에게 딱히 해를 끼치거나 한 것이 없었기에, 시급을 올려준다는 말에 저도 별말 없이 승낙을 해버렸지만, 결국 곧 그만두게 되었어요.

 

제가 그 도넛 매장의 일을 마지막으로 하게 된 그 날. (아니 정확히는 마지막이 될 수 밖에 없던 날)

그 날도 저는 평소와 같이 근무를 하였고, 역시 자정이 되기 전에 같이 일하는 근무자가 휴게실로 들어갔고, 마찬가지로 원피스 복장의 여자가 나타났습니다.

 

이날은 왜였을까요. 그동안의 쌓인 것이 폭발을 해서일까.

마침 가게 안에 다른 손님들도 없는 상태였고, 저는 굉장히 화가 많이 난 상태였습니다.

 

저 : "왜 맨날 이 시간에만 들어와서, 기분나쁘게 아무런 말도 안하고 사라지는거야? 장난치지 말라고!!!!"

저는 그 여자를 향해서 크게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자..................

 

늘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 여자가 갑자기 휙 얼굴을 들어 저를 쳐다봤는데, 두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안구가 없이 움푹 패이고 그냥 새까만 자국 뿐이었습니다. (자...자유로 귀신?!ㄷㄷ)

 

그런 그 여자의 얼굴을 보고서 저는 얼어붙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굳어버렸는데요.

갑자기 그 여자는 두 손으로 제 목을 졸라왔습니다.

 

겁에 질린채 당황한 저는 뿌리치려고 했지만, 여자의 힘이 너무 세서...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렸을때, 저는 병원의 침대에 누워있던 상태였고, 얘기를 들어보니 고열과 함께 쓰러져버려서 병원에 실려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실감이 너무나도 강했지만, 당시엔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는데요. 거울을 보니 두 손의 흔적이 목에 있었고 그 흔적은 한동안 지워지지 않았었습니다.

 

이 일이 생긴 뒤, 저는 도넛가게 일을 그날로 바로 그만뒀습니다.

나중에 A씨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 매장의 건설중에 사람의 뼈가 발견 되었었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는 무서운 이야기나 괴담, 소문등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어서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요.

이 주변에서는 귀신이 나온다고 소문이 돌던 꽤 유명한 가게였다고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그 도넛 가게는, 제가 본 그 여자 귀신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일을 그만 둔 후, 반년쯤 뒤에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점점 이 일을 잊어가고는 있는데요.

가끔씩 '그 여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라고 문득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용의 출처 : 일본웹 커뮤니티 (직접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