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이야기/무서운이야기

일본괴담/ 내 옆 자리에 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아이시님 2020. 10. 16. 07:14

얼마전 친구와 상영 종료가 얼마 안남은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그때의 기분 나빴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영화는 (제목을 공개하진 못하지만) 저와 친구 둘다 원작을 포함해서 관련작들을 좋아했었던 작품이었는데요. 개봉하기 전부터 보러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었지만,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곧 극장에서 내릴 시기가 되어서 부랴부랴 억지로라도 시간을 맞춰서 영화를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나름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하필이면 이 날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배가 계속 아프다고 했는데, 본인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장염은 아닌데 스트레스 때문에 속이 계속 안좋다고 하더군요.

 

어찌되었건 이날 저희가 갔던 영화관은 친구와 저, 둘다 처음 가는 곳이었는데요.

영화관에 도착한 후에 매표를 할때 일부러 자리를 영화가 시작되어도 화장실에 다녀올때 방해하지 않는 위치인, 상영관내 출입구 근처의 통로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영화가 상영이 되기 전,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는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상영이 되기 직전에야 돌아왔는데요, 친구의 얼굴은 정말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날은 평일 오후였고, 상영관 내는 꽤 한산한 편이었는데요. 빈 좌석도 많았고, 앞자리에 드믄드믄 몇 사람정도 앉아 있는 정도였으며, 우리 두명을 포함해봐도 스무명이 채 안될 정도의 적은 인원이 앉아있었습니다.

 

영화가 상영이 시작되면서, 잠시 동안은 아무런 일 없이 시청을 하고 있었고요. 도중에 친구가 일어나서 다시 화장실로 가는 듯 했고요. 저는 곧 돌아오겠거니 하고 영화에 집중을 하였는데, 의외로 금방 와서 제 옆 자리인 본인 자리에 앉는 것이 느껴졌어요.

 

다시 영화에 집중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투덜거리는 잔소리가 들렸고, 시끄럽다는 생각에 옆 자리에 친구를 바라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

물론 극장안이라 소리를 내진 않았는데요, 정말 이런 느낌으로 놀랐었습니다.

분명 제 옆에서 인기척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다니!

 

순간 정말 크게 놀랐지만, 그래도 금방 평정심을 되찾은 저는 "기분 탓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다시 영화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또 옆에서 누가 앉은 것이 느껴졌는데요. 한창 클라이막스에 접어든 상태였고, 영화도 재미있어지기도 해서 친구가 맞는지 확인까지는 하진 않았습니다. 옆에서 작은 소리도 들렸던 것 같은데, 사운드의 잡음이라고 생각하며 신경도 쓰지 않았고요.

 

근데 하필, 이번엔 뒷자리에서 누군가 소곤대는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자리를 잘못 잡았다며 순간 짜증이 확 치밀어올랐지마, 아직 영화가 상영중이라 꾹 참고 있었는데요.

 

"너 지금 들었지?"

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분명히 귓가에 똑똑하게 들렸습니다.
 
그 순간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는데, 제 뒷자리는 비어있었고, 또 옆 좌석도 아무도 없었어요.

 

도대체 알 수 없는 상황에 저는 약간의 패닉상태가 되어버렸지만, 아직 영화의 막바지가 남아있기도 해서 그런대로 끝까지 영화를 보려고 애쓰며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때 두번째인가 세번째줄 앞 쪽 좌석에, 통로에서 걸어와서 자리에 앉는 사람을 보았는데요.

바로 제 자리의 정면 쪽이어서 스크린을 바라보면 시야에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자리인데... 지금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갔던 사람도 없었고, 영화도 이제 곧 끝날때라 지금 들어와 앉는게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겨우 끝까지 영화를 다 보게 되었고,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 내부가 밝아졌을때 주위를 둘러보니 옆좌석과 뒷좌석에는 확실히 사람이 없었고요.

두리번 거리며 찾아보니, 제 친구는 상영관의 가장 맨 뒷줄에서 이상한 얼굴을 하고 저를 바라보며 혼자 앉아있었습니다.

 

 

극장을 나와서 카페에 들어가 영화 상영중에 있었던 이야기를 친구와 같이 했는데요.

 

제 친구는 분명히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상영관으로 들어가는데, 마침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고 돌아왔더니, 제 옆에 누군가 앉아있었다고 하더군요. 친구가 덧붙인 말에 따르면, 제 뒷좌석도 어둡지만 사람의 형체가 보이길래 누가 앉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빈 자리도 많았고, 원래 자기자리(제 옆좌석)보다 뒷좌석이 더 보기 편하기도 해서 맨 뒷 줄 좌석에 앉아서 영화를 봤다고 하네요.

 

아! 그리고 영화가 끝날 무렵 앞쪽 자리로 걸어온 사람도 친구가 봤다고 하는데,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좌우에서 걸어오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저를 이상한 얼굴로 쳐다본 이유는, 상영관이 밝아졌을때 제 옆이랑 뒷자리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선 놀라서 바라보고 있느라 그랬다는군요.


그 후 1주일 정도 지났을까?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와는 달리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친구가, 주위에 얘기를 했는데, 그 영화관은 예전부터 그런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 영화관은 쇼와시대때 (1926~1989) 건물에 큰 화재가 난 적이 있다는데, 영화가 상영 도중, 미처 피신하지 못한 몇 몇의 사람들이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그때 제가 본 것이 귀신이 맞다면, 상영중에 제 옆에 있던 것은 당시 피신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오싹해졌습니다.

 

귀신이라든가 영적인 존재를 그닥 믿지 않던 저였지만, 실제로 체험을 하게 된 이후에는 스스로도 비슷한 이야기나 괴담을 들으면 예전같지 않게 납득을 하는 요즘입니다.​

 

일본 커뮤니티의 글 (직접번역)